세종실록 공부하기 딱 좋은 때가 있다. 한참 학교 다닐 시기, 직장 혹은 사업에 전념하고 육아, 가사에 매여있는 시간도 다 끝이 있다. 죽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배우는 일이다. 그래서 평생교육(Lifelong Education),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이라 하지 않는가. 요즘은 시대 정신에 더 부합하는 장수학습(Long-life Learning)이라는 용어를 쓴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배운다는 수동적 의미를 넘어 내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경영하고 성장하면서 ‘이유 있는 삶’을 살기 위한 것이다.
애들 유치원처럼, 퇴직 후 2~3년 세종실록을 공부하는 지역 도서관 프로그램을 상례화 하면 좋겠다. 서울은 ‘50+센터’가 거의 구 단위로 운영되고 있다. 센터 프로그램으로 ‘세종실록 강독“반을 운영하도록 강력히 권장하려고 한다. 나의 진실한 바람이 힘일 뿐 뾰족한 뭔 수가 있는 건 아니다. “꿈은 이루어진다.”를 믿어 보기로 한다.
세종대왕은 즉위 14년 해에 양로연을 베풀 것을 처음 의논한다. 추석 즈음에 행사를 열도록 하고 신하들과 일을 추진해 가는 과정이 하도 자세하고 정중하여 깨우치는 바가 많다. 사대부, 서민, 천민을 두고 차별을 두거나 제외하려는 신료들의 의견에 대해 임금의 입장은 분명하다.
"양로(養老)하는 까닭은 그 늙은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고, 그 높고 낮음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니, 비록 지극히 천한 이라도 모두 들어와서 참예하게 하되, 다만 장죄(贓罪)를 범하여 얼굴에 자자(刺字)한 자는 참예하지 못하게 하라."
또한 양로연 당일 노인을 맞이할 때, “내가 자리에서 내려서서 기다리고자 하는데 어떻겠는가.”하고 상의했다. 노인을 대접하는 예 하나하나 예사로 넘기는 법이 없었다. 실제 양로연 당일에는 “임금이 근정전에 나아가 양로연을 베푸는데 여러 노인에게 명하여 절하지 말라 하고, 4품 이상이 차례로 올라올 때 임금이 일어나서 맞았다.” 라는 실록 기사를 볼 수 있다.